‘무료 넷플릭스’로 불리우는 ‘TUBI’ 그리고 FOX

‘무료 넷플릭스’로 불리우는 ‘TUBI’ 그리고 FOX

Jeremy
Jeremy

슈퍼볼에 등장한 TUBI

지난 2월 미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광고 시간을 구매한 OTT 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TUBI’ 입니다. 아래 광고 한편 보시죠.

2023년 슈퍼볼에 등장한 ‘투비’ 광고는 마치 슈퍼볼 도중에 갑자기 가족 중 누군가 리모콘으로 ‘투비’ 앱을 누른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Interface Interruption" 이라는 제목의 광고입니다. 이 광고 덕분에 ‘투비’는 소셜 미디어에서 톡톡히 브랜드 노출 효과는 물론 ‘투비’ 앱을 슈퍼볼 이후에 한번 쯤 누르게 만드는 효과를 보았다는 평가입니다.

투비의 주인 FOX

30초에 250억을 지불해야하는 광고 슬롯을 구매한 ‘투비’의 주인은 바로 미디어 제국 루퍼드 머독의 아들이 이끌고 있는 FOX 입니다.

FOX 그룹 (FOX Corp)은 케이블 네트워크인 FOX NEWS와 FOX Broadcasting Network 를 소유하고 있고 최근 합병 추진이 무산된 월 스트리트 저널등 NEW Corp을 거느린 머독 일가의 자산입니다.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21세기 FOX 등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디즈니에 713억 달러에 매각 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FOX의 미디어 자산은 뉴스와 케이블 채널, 스포츠 등으로 축소되었습니다.

21th FOX를 디즈니에 팔고 ‘TUBI’를 인수

FOX가 디즈니에 영화 스튜디오를 매각한 2019년 3월 이후 1년 뒤인 2020년 4억 4천만 달러에 AVOD 및 FAST 앱인 ‘TUBI’를 인수하게 됩니다. 이 당시 투비 인수와 동시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로쿠의 지분을 매각합니다. 로쿠 보다 가격이 저렴한 투비를 선택!

2019년 당시 400개의 TV 에피소드와 영화 그리고 NBCU등과의 라이센싱 계약이 고작이었던 투비는 현재 50,000개 이상의 콘텐츠와 실시간 채널, 수백개의 FAST 채널을 거느리고 있고 2022년말 기준 6,4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인수 이후 10배 이상의 콘텐츠가 늘었고 사용자는 3배 증가했습니다.

수는 이런것! 을 보여주는 딜과 외형 확장의 수준입니다.

FOX 콘텐츠 + 영화 + FAST 채널

투비는 인수 직후 부터 FOX의 전국 뉴스와 지역 채널 뉴스, 날씨 채널, 스포츠 를 장착했고 특이하게도 영화 스튜디오를 디즈니에 매각 했지만 ‘투비’는 AVOD 중 영화 편수가 가장 많은 OTT 입니다.

디즈니, MGM 등 헐리우드의 거의 모든 스튜디오를 통해 구작 영화들을 쓸어 담았습니다. 구작 영화가 많기 때문에 ‘Free Netfflix’ 라 불리울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전용관을 만들고, 2023년 초 WBD와 워너브라더스의 FAST 채널을 14개로 확대했습니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는 분기 대비 25% 증가한 2억 달러 매출을 발표했습니다. (년간 10억불 추정)

TUBI 광고 수익 추이 / 출처 : 블룸버그

1위 AVOD는 PlutoTV

물론 AVOD 및 FAST 시장의 대장주는 파라마운트글로벌이 이끌고 있는 ‘Pluto TV’ 인데 월 이용자수가 7천만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아래표에서 보듯이 TUBI의 성장세가 1위를 추격하는 모양새입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지상파 및 케이블채널, 영화 스튜디오를 모두 거느리고 있는 것과는 달리 FOX는 핵심 자산을 매각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광고형 OTT’ 를 이만큼 키웠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이 시장의 1위 PlutoTV가 작년 미국인들의 시청 시간 기준 1%를 점유하여 처음으로 OTT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로쿠, 아마존의 Freevee 등이 주요 경쟁자들입니다.

PlutoTV와 투비 모두 글로벌 확장 (PlotoTV는 30개국, 투비는 10개국 수준 진출) 과 오리지널 제작 등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브루스윌리스 출연의 TUBI 오리지널 

20억 달러 인수제의를 거절한 FOX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주제가 미국 미디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FOX에서 ‘투비’ 를 20억 달러에 인수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FOX가 이를 거절합니다.

‘투비’의 가치가 3년 사이에 5배로 올랐습니다. 월가는 적정 가격을 10억 달러 정도로 보고 있는데 2배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이죠.

가격 다음으로 놀란 것은 FOX가 이 가격에 ‘투비’를 팔지 않는다고 거절 했다는 것!

2019년 당시 머독이 21세기 폭스를 디즈니에 매각한 가장 큰 이유로 “OTT 시대에 작은 덩치로 대응하기 어렵다!” 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소유한 거인(21세기 폭스)을 팔고, 신생아를 입양해서 이제 막 성인(투비) 되기 전까지 키워 놓은 상황에서 ‘투비’ 가 유일한 FOX의 OTT 전략 대안 일까요?

FOX 훌루 인수 후보

이 점에서 일부 분석가들은 폭스와 디즈니의 훌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3년 첫 실적 발표에서 FOX CORP의 CEO인 Lachlan Murdoch은 “인수 합병을 위해 기회를 보고있다” 는 발언을 합니다.

FOX는 2019년 디즈니에 엔터테인먼트 자산 매각 시점에 33%의 훌루 지분도 넘기죠.  2022년 폭스는 훌루에서 방송의 익일 VOD 제공을 중단한 NBCU를 대신하여 훌루와 FOX의 프라임타임 쇼에 대한 가장 빠른 VOD(next day streaming) 제공에 합의하며 훌루와의 밀월 관계를 이어갑니다.

디즈니가 훌루의 NBCU 지분을 정리해야할 2024년 시점에 훌루 자체를 매각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진다면 매수자 후보로 FOX가 거론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훌루는 광고와 SVOD가 결합된 하이브리드OTT 입니다. TUBI와 훌루의 조합으로 FOX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확장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이죠. 디즈니 우산 밑에서 미국 OTT에 머물고 있는 훌루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변화!

AVOD 성장과 투비의 가능성

TV 리서치 기관인 Digital TV Research는 전세계 AVOD 시장이 2022년 380억 달러에서 2028년 910억 달러로 3배 이상 성장 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FOX가 이끌고 있는 ‘투비’는 이 성장의 수혜주입니다. 하지만 AVOD 들이 증명해야할 수익력은 갈길이 험난합니다. 투비의 이용자 당 평균 수익은 1달러 수준입니다. 디즈니+의 미국 가입자 6달러 , 훌루는 12불인것과 비교하면 수익력은 매우 낮습니다.

다만, 연간 EBITA 손실 기준 1억 5천만 달러 라는 기준으로 보면 콘텐츠 매집 비용이 순수 OTT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측면에서 성장에 더 집중할 여력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Deloitte Global Insights가 5개 국가의 OTT 이용 고객을 조사한 결과, 구독 비용이 낮거나 광고 시청과 함께 무료 이용하는 스트리밍의 시청 의향이 50% 이상 씩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5개국 스트리밍 이용자들의 이용 의향 비교 / 출처 : Deloitte

2023년 넷플릭스를 포함한 모든 스트리머들이 FAST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 입니다. 물론, 넷플릭스 마저 2023년 FAST 진출이 언급될 정도로 이 영역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한국 미디어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

FOX의 ‘투비’ 사례는 구작 콘텐츠를 재활용하여 OTT를 다양하게 펼치는 미디어 기업들의 가치 극대화 전략입니다. 한국의 방송 기반 미디어 기업들은 2개의 SVOD에 집중해서 뭉쳐 있고 자사의 콘텐츠를 글로벌 OTT들에게 팔아 수익을 키우고 있습니다. 플랫폼 다양성이 매우 부족하죠.

‘한국 시장은 너무 작다’ 라는 명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 FOX 모두 AVOD 시장을 키우기위해 스타트업들을 인수합니다. 그리고 PLUTO TV, TUBI 모두 남미등 가까운 국가에서 부터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TUBI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입니까? “무료!!”

AVOD, FAST는 그래서 케이블TV의 미래 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들 전략에는 레거시미디어의 미래가 담겨있습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가지려는 자, 콘텐츠만을 팔고 싶은 자, 그리고 둘다 해보려는 자.. 3자의 게임에서 FOX와 같은 영리한 플레이어가 어떻게 틈을 비집고 가치를 만들어 가는지 한국의 미디어 기업들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시장이 작다니까! 아시아는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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