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넷플릭스 광고 상품 ‘이것만큼은 짚어보자’

[긴급진단] 넷플릭스 광고 상품 ‘이것만큼은 짚어보자’

Jeremy
Jeremy

넷플릭스 광고 상품 (basic with ads)이 11월 3일 한국에 출시됩니다.

SVOD 상품과 달리 광고가 포함된 상품은 광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히 광고가 주요 수익 모델인 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국들, 그리고 아직 광고 상품이 없는 토종 OTT들에게는 큰 고민 꺼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시장은 넷플릭스, 디즈니+가 광고 포함 상품 분야는 뒤늦게 진입하는 것이겠지만 한국은 넷플릭스가 첫 주자 입니다. 이런 점에서 냉정하고 치밀하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 단체의 시각과 규제 관점

고객은 5,500원의 돈을 지불하고 광고가 포함된 영상을 시청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상품은 한국에는 없었습니다. 약간 유사한 상품으로 IPTV VOD 가 있죠. 건당으로 VOD를 유료 지불하면 영상이 시작 되기 전에 2개~4개의 광고를 시청합니다.

이 IPTV VOD 광고로 통신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은 7년간 5천억으로 집계합니다. (년간 1천억이 안됩니다.) 그런데 이 광고 사업에 대해 ‘소비자 권익 침해’ 라는 이유로 소비자 단체는 지속적으로 반발해왔고, 방통위는 규제를 만지작 거리며 게재되는 광고의 숫자(30초 이내), 주류 광고 금지 등 일부 권고안을 만들어 업계를 관리(?) 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5,500원을 내고 광고를 시청하는 상품에 대한 관점은 무엇이어야 합니까?

IPTV VOD 광고에 대해 문제를 삼은 이유는 ‘돈을 내는 시청자가 왜 광고 까지 보아야 하느냐’ 입니다.. 그럼 넷플릭스 광고 상품은 낮은 가격과 광고 삽입을 묶어서 파는 만큼 ‘소비자 선택의 문제’ 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규제적 시각 또는 소비자 단체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해집니다.

광고 갯수의 문제 : 한국 기준으론 지나친 노출량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조사에 따르면 IPTV 3사의 유료VOD 평균 22.2초 이고 영상이 시작되기 전 평규 광고 횟수는 0.9회 입니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5,500원 광고상품에 노출하는 광고 노출 시간는 1시간 당 4~5분입니다. 30초도 안되는 시간당 광고를 하고도 그렇게 욕을 먹고 있는 IPTV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노출량입니다.

시간당 4분으로 잡아도 30초 광고를 8개 시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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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프로그램에는 광고 제외
- 신작 영화에는 프리롤 광고 (영화 시작전 광고) 만 적용되지만 구작 영화는 중간 광고도 적용
-TV 시리즈는 기존 TV 처럼 프리롤, 미드롤 등 모두 광고 게재

미국의 OTT들이 광고 노출 시간 및 갯수는 미국의 지상파, 케이블 등 리니어 채널의 갯수를 기준으로 설정한 것입니다. 아래 표를 볼까요.

광고 시간 비교 / 필자 재구성

미국의 채널들은 시간당 광고 노출 시간이 지상파 18분, 케이블 23분 으로 중간광고 까지 모두 허용 되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지상파, 케이블은 미국의 노출 수준에 비해 절반도 안됩니다.

미국에서 OTT들의 광고 상품을 40% 이상 수용하는 이유도 레거시 미디어의 광고 노출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시청자들도 넷플릭스가 정한 4분을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까요?

매체의 형평성도 문제입니다. 넷플릭스의 광고는 구글, 네이버 등 디지털 광고 영역 보다 미디어 광고에 더 가깝습니다. 리니어 채널과 OTT 시청 행위는 시청자들 입장에서 별 반 다른 소비 형태가 아닙니다. 그런데 매체의 형평성에 이런 차이가 있다면 문제제기는 필요합니다.

넷플릭스 광고가 미디어 광고 시장에 미칠 영향

넷플릭스 광고는 광고 상품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힘을 발휘합니다. 광고 상품 가입자는 연령, 성별 등 기초적인 개언 정보를 광고에 활용하는데 동의 한다는 절차를 거쳐 5,500원을 지불합니다.  베이직 요금제 9,500원 보다 4천원이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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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기존 요금제는 그대로 두고, 광고 요금제 (basic with ads) 를 신설 하는 방식
(디즈니+ 보다 낮은 광고 상품 가격 출시)
-반면, 디즈니+는 7.99불 광고 상품을 출시하면서 기존 가격제 가격 인상을 선택

가입자가 적정 수준이 되기 까지 넷플릭스는 가입자 타켓팅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가별, 장르별 (액션, 드라마, 로맨스, 공상과학 등) 타겟팅만 수행합니다. 초기에는 TOP 10 인기 타이틀 위주로 광고를 집행합니다. 광고주가 자신들의 브랜드와 맞지 않는 과도한 노출, 폭력적 묘사 등의 앞과 뒤에 광고가 게재되는 것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초기 광고주는 모두 모집(자동차 제조사, 여행, 소매, 럭셔리 브랜드 등) 이 완료되었는데 CPM 단가 60불로, 훌루, 파라마운트+ 등 타 OTT들에 비해 높은 단가를 책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는 고객들이 수용할 수 있는 광고 연관성 그리고 광고 노출 빈도에 대한 피로도를 낮추는데 집중합니다. (동일 광고를 일정 시간 동안 노출을 하지 않는 정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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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광고를 반복적으로 보지 않도록 매우 엄격한 게재 빈도를 실정 하겠다
- 넷플릭스 COO Greg Peter

예를들면,  오리지널 시리즈인 ‘에밀리 파리에 가다’ 에 로레알 화장품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입니다. (이정도 수준은 당연하겠죠)

넷플릭스 프리롤 광고 샘플 : 에밀리 파리에 가다 

넷플릭스가 초기에 TOP 10 타이틀에 광고 노출을 집중하려는 이유는 그만큼 시청 시간이 높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광고주의 브랜드를 특정 장르에 타겟팅 하기 용이하고 오리지널 등시의성이 높은 콘텐츠들의 주목 효과가 크게 때문입니다.

미국 넷플릭스 TOP 10 주간 시청 시간 / 출처 : Variety VIP

그런데 한국에도 TOP 10 타이틀에 광고 노출이 집중될 경우, 80%가 한국 드라마, 오락, 영화 들 이라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10/16 넷플릭스 TOP 10의 일부

지상파, 종편, CJ ENM 채널들과 동시에 방영되는 드라마 들은 거의 100% TOP10에 속합니다. 이 드라마들은 해당 방송국의 채널에도 실시간으로 방영되며 광고가 노출됩니다.

광고주들은 지상파에도 노출하면서 넷플릭스에도 광고 타임을 동시에 살 수 있습니다. 또는 IPTV VOD에 노출했던 광고를 집행량을 줄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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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방송국들이 넷플릭스와 광고 삽입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모두 마쳤는지는 알려진바가 없습니다.

즉, 동일 드라마에 광고 슬롯이 OTT로 더 생기는 것이 되기 때문에 광고주들에게 광고 효과에 따라 유사 매체의 광고 노출을 줄이게 될것입니다. 필자의 판단은 1차적 피해는 IPTV VOD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기적으로 넷플릭스, 디즈니+ 등 광고 매체가 늘면 방송국들의 광고 매체력도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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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광고 단가는 CPM 60불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IPTV VOD 30초 광고의 CPM 단가는 공식적으로 대략 5만원입니다. 넷플릭스가 더 높은 광고단가를 시장에 제시해도 광고가 잘 팔린다면 매체력 때문일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TOP 10에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서는 국내 방송국들에게 콘텐츠 구매 비용을 더 주어야 하는데 부가 수익이 늘어나 좋아할 것이 아니라 방송국들의 OTT와 본체 방송국의 광고 사업에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입자가 적은 비용을 지불하지만 넷플릭스는 광고로 더 큰 수익을 창출 합니다.  아래 미국과 캐나다 시장의 OTT 가입자당 수익 (ARPU) 를 예측한 표를 볼까요. 광고 상품의 ARPU (광고 수익까지 포함)가 순수 SVOD 구독자의 수익 보다 높아집니다. (저 정도의 수익이 실현된다면) 넷플릭스가 광고 상품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이해가 되죠.  

출처 : Wells Fargo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은?

소비자의 선택이 어저면 가장 중요한 문제일것 같습니다. 5,500원 광고 상품은 스탠다드 요금제 보다 50% 넘게 저렴하고 토종 OTT 들 보다도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입니다.  하지만 여러 제약 조건이 있습니다

💡
-720P HD 화질 및 다운로드 불가
-동시 접속은 단 1명 만 가능 (프로필 설정은 다른 상품들과 동일)
-5~10%의 콘텐츠는 시청 불가

미국에는 애플TV+ 까지 광고 상품을 출시하는 2023년이 되면 SVOD 가 100% 광고 상품을 가지게 됩니다. 시청자들은 가격과 콘텐츠를 비교하며 광고가 없는 프리미엄 OTT와 광고를 보며 즐기는 저가형 OTT를 번갈아가며 복수로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넷플릭스 이용자의 무려 46%가 광고 지원 상품으로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시장이 포화상태인 미국에서 저가형 광고 상품으로 가입자가 감소되는 것을 방어할 수가 있는 것이죠.

한국에서 넷플릭스는 격차가 벌어진 1등이지만 최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었습니다. 우선 한국에서 광고 상품은 모바일 중심으로 이용하는 고객들을 늘리는데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720P HD 화질로는 스마트TV의 대화면에서 즐기는데 부족함이 있지만 모바일로는 큰 문제가 없는 화질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계정을 공유하며 베이직, 스탠다드 요금제를 사용하던 구독자 들도 광고 요금제로 전환될 수도 있습니다.

넷플릭스 광고 상품은 OTT 보급율이 65~70%에 머물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N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1시간 당 4분 수준의 광고 노출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 그리고 다운로드도 안되는 다소 빈약한 상품 이라는 점에서 한국 소비자들의 불만과 저항도 있을 수 있습니다.

토종 OTT도 광고 상품 출시

5,500원 지불이 늘어나면 토종 OTT의 가입자 하락을 가져올까요?

5,500원이 넷플릭스의 N수만 늘리고 토종OTT의 감소가 나타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령대 x 콘텐츠의 중복도’ 가 가입자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우선 OTT 중 2030을 가장 많이 보유한 OTT는 티빙과 쿠팡플레이 입니다. 콘텐츠 중복이 상대적으로 높은 OTT는 티빙입니다.

넷플릭스와 국내 방송국들이 동시 방영 하는 드라마들에 광고가 포함될 경우 경쟁의 접점이 구독자에서 광고주 까지 전선이 더 넓어집니다. 토종 OTT의 스탠스는 더 좁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OTT 경쟁에서 광고 상품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토종 OTT가 '돈을 내는 광고 상품'을 먼저 출시하는 것은 불가능 한데, 넷플릭스가 먼저 시작했으니 만큼 토종 OTT들도 일단 따라가야 합니다.

다만, 이한국의 넷플릭스 성장에 1등 공신은 한국 방송국들이 제공한 K-콘텐츠에 있습니다. 이번에도 넷플릭스 광고 상품의 성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절반은 한국 방송국의 소유이기 떄문입니다.

토종 OTT들이 광고 상품을 만들기 전에 한국의 방송국들은 유통 전략 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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