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경쟁] 라이브러리 콘텐츠의 위력

[OTT 경쟁] 라이브러리 콘텐츠의 위력

Jeremy
Jeremy

디즈니의 CEO인 밥 아이거는 디즈니+ 탄생 이전을 회고하며 이런 말을 합니다.

“어느날 잠에서 깨어보니 제3세계 국가(넷플릭스를 의미)에 핵무기 기술을 팔고 있는것 알았다. 그래서 당시 우리는 넷플릭스에 대한 라이선싱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OTT 플랫폼은 라이브러리 콘텐츠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여 고객들을 유지합니다. 디즈니가 과거 라이선싱 매출을 포기하면서 넷플릭스와 경쟁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수익이 필요한 미디어 기업들은 다시 넷플릭스에 구작 콘텐츠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경쟁 지형은 어떻습니까?

2024년 현재 ‘스트리밍 전쟁은 끝이 났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넷플릭스의 가입자 기반과 수익성은 독보적입니다.

OTT 플랫폼의 콘텐츠 소비 구조를 분석해보면 넷플릭스의 독주와 미디어 기업들의 잘못된 대응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구작 라이브러리 31%

지난 3년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100개 콘텐츠 타이틀을 닐슨 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아래표를 보죠. (이 100개의 타이틀은 전체 OTT 시청의 63%를 차지합니다.)

오리지널 시리즈 타이틀의 소비가 53% 이고 구작 라이브러리가 31% 입니다.

닐슨 주간 TOP 10의 장르별 비교

넷플릭스는 지난 3년간 시청률 상위 10위권 콘텐츠의 75%를 차지합니다. 모든 스트리머들을 합친 것보다 3배가 큰 수치입니다.

시청시간 : 넷플릭스 압도적

그리고 플랫폼별로 닐슨의 주간 순위에서 콘텐츠를 시청한 시간을 집계 하면 아래표와 같습니다. 넷플릭스의 격차가 엄청난 수준으로 앞서있죠.

닐슨 플랫폼별 주간 시청 시간 비교

10편 중 8편 '재방영 콘텐츠'

그런데 이렇게 넷플릭스의 시청 시간을 압도적으로 만들어준 콘텐츠는 구작 라이브러리의 역할이 큽니다.

3년 간 전체 스트리밍 콘텐츠의 시청 시간을 비교한 아래 표를 보시죠.

코코멜론과 기묘한 이야기를 제외하면 모두 구작 라이브러리 콘텐츠입니다.

닐슨 주간 top 10 타이틀별 비교

Netflix Effect

시청 시간이 높은 10개의 콘텐츠 중 8개가 넷플릭스에서 발생했습니다. ‘슈츠’ 처럼 2011년 초연된 시리즈가 넷플릭스가 2023년에 다시 엄청난 인기를 기록합니다.

NCSI, 빅뱅이론, 크리미널 마인드 등은 모두 CBS가 작품이지만 넷플릭스에서 수없이 재방 시청 되고 있습니다.

‘Netflix Effect” 라는 용어는  창고에서 잠자고 있던 구작 드라마들이 넷플릭스에서 다시 활기를 되찾는 것을 의미로 쓰일 정도입니다.

물론 이 추세는 디즈니 처럼 라이브러리를 회수한 일부 미디어 기업들의 결정 때문에 감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Top 10 주간 순위 콘텐츠의 넷플릭스 vs 경쟁 OTT 별 추이 비교

대표적으로 크리미널 마인드, 프렌즈 등이 넷플릭스에서 회수되어 파라마운트+, 피콕등으로 돌아갔습니다.

2024년 부터 다시 재개된 '창고 개방'

그러나 2023년 후반기 WBD는 HBO의 구작 시리즈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 ‘섹스 언더 시티’ ‘Inserue’ 등 여러 작품들을 넷플릭스에 다시 팔았습니다.

Ampere의 데이터에 따르면 넷플릭스에 데뷔한 HBO 시리즈들은 방영 후 한달 만에 인기가 급상승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타이틀의 인터넷 검색량등을 포함하여 인기도를 측정한 데이터 (아래 표) 비교를 보면 넷플릭스 공급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HBO 오리지널 넷플릭스 공개 이전 / 이후 검색량 비교

모든 미디어기업들이 OTT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자사의 콘텐츠 창고를 걸어 잠그었던 몇년의 변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입니다.

플랫폼 통합, 투자 효율화, 구작 콘텐츠 수익화 등을 레거시미디어들이 실현하는 사이 넷플릭스의 위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가입자 숫자 < 시청 시간 점유율

최근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가 가입자 숫자를 포기하고 ‘TV 시청 시간 점유율’을 강조한 배경도 분명해집니다. 가입자 기반 ‘구독료’ 수익 에서 시청 시간 기반 수익화에 전투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인 것입니다.

가입자 숫자를 포기한 [넷플릭스]의 새로운 야먕
930만명 가입자 순증 넷플릭스의 2024년 1분기 사업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가입자 모두 예상 보다 높은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가입자 : 930만명을 추가하여 2억 6,96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 -매출 : 전년 대비 14.8% 증가한 93억 7천만 달러 -순이익 : 전년 대비 77% 증가한 23억 달러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 이익률은 22.4%

디즈니, WBD , 피콕 등 기존 미디어 세력들은 구작 콘텐츠를 팔아 챙긴 돈으로 스포츠 판권을 사들입니다. 마치 과거 케이블TV가 성장하던 문법과 유사하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출구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도 스포츠 생중계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아직 미국 시장에 국한되고 있는 점이 다행입니다.)

이 현상은 한국의 미디어기업들도 유사합니다. 지상파와 CJ ENM은 줄기차게 자사의 콘텐츠를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에 팔고 있습니다. 티빙은 디즈니, WBD 처럼 스포츠에 베팅하였고, 웨이브와 통합의 길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기존 레거시미디어들의 경쟁 대응은 넷플릭스의 힘을 오히려 키워주고 있습니다. 그 힘은 ‘라이브러리’ 콘텐츠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OTT 경쟁의 단면을 이해해야 합니다.

넷플릭스는 ‘기존 TV를 파괴’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넷플릭스와 통합(합병)된 몇개의 미디어 기업만이 살아남는 지형으로 변화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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