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발표] 위기에 빠진 디즈니 : 험난한 구조조정의 길

[실적발표] 위기에 빠진 디즈니 : 험난한 구조조정의 길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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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연속 가입자 하락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은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2023년 2분기 실적  (디즈니 회게년도 3분기) 발표를 보면, 디즈니플러스는 1,170만 사용자를 잃어 1억 4천만명으로 하락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30만명 하락을 보여 4,600만 가입자를 기록)

출처 : statista (단위 : 달러)

인도의 가입자 하락이 주도했다고 하지만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 치욕적입니다.

ARPU 증가는 긍정적

물론 미국의 가입자 감소 숫자는 30만으로 선방했고 미국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당 매출(ARPU)는 1분기 대비 1% 증가했습니다. (아래 표 참조)

출처 : statista (단위 : 달러)

디즈니플러스의 미국 4,600만 가입자 중 광고 상품 가입자가 330만 수준으로 점차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미국 가입자의 APRU 상승도 광고 가입자 증가에 기여분이라는 분석입니다.

유럽 및 중남미의 가입자는 5,970만으로 1분기 대비 110만명 증가했고 ARPU도 2% 증가한 6.58불입니다. 긍정적 지표!

그나마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은 훌루가 선방하여 구독자 수 4,840만명으로 20만명 증가하였고 가입자당 매출도 12.39불을 기록하여 6% 증가하였습니다.

손실규모는 줄였지만..

스트리밍 전체 매출은 9% 증가한 55억 달러이며 손실 규모도 5억 달러로 전년 분기 대비 5억 달러 이상을 줄였습니다. 구독자 증가로 인한 영향 보다 가격 인상과 콘텐츠 비용 및 인력 감축 등요인이 작용했습니다. 건강한 지표는 아니라는 것이죠.

5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이익

디즈니의 전체 사업을 보면 매출은 223억으로 4% 증가했습니다. 방송 네트워크의 매출은 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3% 감소했습니다. 디즈니파크의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11% 증가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외부 활동 증가에 따른 국내 및 해외 디즈니 파크 사업의 활성화로 전체 실적을 방어한 상황입니다.

디즈니의 현재 수준의 분기 영업이익은 5년전 분기 실적인 42억 달러 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돌파구는 무엇일까요?

3가지의 단기 처방

우선 이번 실적 발표에서 밥 아이거는 3개의 단기 카드를 꺼냈습니다. 디즈니플러스의 계정 단속,유럽등 타 지역 광고 상품 출시 그리고 미국 지역 등  OTT 가격 인상!

디즈니플러스의 가격은 9월 경 13.99달러, 훌루는 17.099불로 각각 3달러 인상하여 27% 올라갑니다.  

11월 1일 부터 유럽과 캐나다 등 일부 시장에서 광고 상품을 출시합니다. 2024년 부터는 넷플릭스와 유사하게 암호 공유 숫자를 줄이거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광고 지원 상품의 가격은 7.99불로 인상하지 않음으로써 가격 인상에 거부하는 소비자들을 광고 상품으로 묶어두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세웠습니다.

저렴한 스트리밍 시대의 종말

디즈니 가격 인상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4년전 디즈니플러스 런칭 당시 보다 2배로 가격이 올랐고 광고 없는 훌루의 가격은 넷플릭스 보다 비싸집니다. CNN은 “저렴한 스트리밍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합니다.

OTT의 가격 인상은 디즈니만의 결정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광고 상품을 완충지대에 배치함으로써 미국의 OTT는 과거 케이블TV의 전성기 시점의 경쟁 문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과거 HBO가 미국에서 출시되고 고품질 콘텐츠로 승부하며 15불의 유료 채널로 영향력을 키우던 시기! 광고가 포함된 저가의 케이블채널과 고가의 광고 없은 유료채널로 이원화 되던 유료방송의 전성기를 답습하고 있는것이죠.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낮은 가격으로 디즈니 구독자로 묶어 두고 이를 기반으로 디즈니 테마파크, 극장, 디지털 상점 등의 추가적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작동 시키는 ‘디즈니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 탄생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을 넷플릭스 수준으로 인상하고 가격 민감층은 광고 OTT로 묶어내려는 전략 변화는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이후 리니어TV를 버리겠다는 전략과 이어집니다. 리니어TV를 대체할 사업부문으로의 막중한 책임!

디즈니 위기의 실체 : 콘텐츠 파워 약세

물론 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고품질 콘텐츠의 안정적 공급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이런 면에서 현재 디즈니가 처한 상황은 유리하지 않습니다. 이번 분기에도 아바타2와 가디언즈 갤럭시 (Vol.3)는 3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지만 픽사의 엘리멘탈은 4억 2,300만 달러에 머물렀고 인디아나 존스는 순 제작비만 3억 달러를 들였지만 수익은 3억 6,90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아래 픽사의 애니메이션 기록만 보더라도 현재 디즈니의 콘텐츠 파워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디즈니 쪼개기의 루머들

밥 아이거는 향후 5년간 집중할 3가지 영역에 대해, 영화 , 테마파크, 스트리밍 을 꼽았습니다.

지난번 분석에서 처럼 리니어TV 네트워크가 제외 되었습니다.

노련한 노장 밥 아이거의 지속적인 ‘방송 채널 버리기’ 발언으로 디즈니를 쪼개는 입방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디즈니 ABC와 ESPN 매각 시나리오과 넥스트 빅딜
미국 오하이오주의 썬밸리에서 개최되는 Allen & Co. 컨퍼런스에는 미국의 레거시 미디어 기업들의 CEO 들이 모두 참석합니다. 전통적으로 이 행사에서 만난 CEO들은 인수 합병에 관한 은밀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지난주 열린 컨퍼런스에서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ABC, 지역 방송국, ESPN , 디즈니 채널 등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을 매각할 수 있다는

AT&T가 워너미디어를 매각 하기 위해 분사시켜 놓고 디스커비리에 팔았던 것 처럼 방송네트워크는 분리하여 아직도 미국 TV 수신 가구의 60%가 사용하는 케이블TV의 현금 창고에 관심이 있는 외부 투자자들을 찾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되돌릴 수 없는 전략처럼 포장되어가고 있습니다.

ESPN은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분사는 시키지만 경영권은 지키면서 스포츠 판권사들에게 지분을 팔겠다는 전략으로 생태계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ESPN의 독립형 스포츠 OTT 추진 전략
디즈니는 케이블TV의 스포츠 채널인 ESPN과 스트리밍 서비스인 ESPN+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SPN+는 일부 생방송 중계를 제공하지만 실시간 스포츠 채널인 ESPN을 보완하는 OTT로 월 9.99 달러입니다. ESPN+는 케이블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ESPN은 4개의 채널 (ESPN, ESPN2, SEC Network) 을 제공 중이며 컴캐스트등 케이블네트워크 회사들로 부터 가입자당 가입비로

디즈니플러스를 외부에 매각하겠다는 말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애플의 인수 가능성 (누군가에게는 희망) 을 계속 떠보고 있습니다.

묘하게도 실적 발표 중 기자들의 질문에 밥 아이거는 ‘글로벌 규제 때문에 어려울 것” 이라고 언급하며 완전한 부정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밥아이거의 후계자들

최근 디즈니플러스를 만든 장본인인 케빈 메이어(Kevin Mayer)와 전 CFO 였던 톰 스태그스(Tom Staggs) 는 디즈니와 컨설팅 계약을 맺습니다.

이들은 밥 아이거의 손에 의해 정리되었던 인물인데요 이 계약은 밥 아이거의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라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케빈 메이어는 2년전 전세계에서 가장 시청횟수가 높은 키즈 콘텐츠인 ‘코코멜론’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Moonbug 를 인수한 캔들미디어의 대표입니다. 디즈니가 이 Moonbug를 인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Moonbug 인수 배경 분석 글)

리니어TV는 매각하고 디즈니의 본령인 가족 콘텐츠는 보강한다는 그럴싸한 예측인것이죠?

디즈니의 위기 극복 과정은 험난합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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