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프로야구 독점! 성배인가 독배인가?

티빙 프로야구 독점! 성배인가 독배인가?

Jeremy
Jeremy

프로야구 유료 시청 시대

넷플릭스를 제외하고 국내 OTT 중 선두권 지키고 있는 티빙이 3년간 1,350억원을 내고 한국 프로야구 리그의 온라인 중계권 독점 계약을 따냈습니다.

이전의 네이버 무료 시청 중계와는 달리 고객들은 티빙의 유료 상품에 가입해야 만 프로야구 시청이 가능해졌습니다.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유료 시청 시대’ 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티빙의 미숙한 운영 능력 탓으로 파행적인 온라인 중계가 지속되면서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4배나 비싸진 독점 댓가

2014년~2018년 프로야구의 년간 온라인 중계권 비용이 93억 이었습니다. 현재 티빙이 년간 350억 비용을 지불하여 10년만에 거의 4배가 인상된 셈입니다.

2019년~2023년 중계권이 통신회사 3개사, 네이버 등 통신/포털 연합으로 거래되어 년간 220억을 지불하였죠. 회사별로 50억 수준에 불과하였지만 티빙 1개사가 350억을 쓰게 됩니다.

아직도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회사가 3년 동안 6배가 넘는 파격적 지출을 감행한 티빙의 행보는 사뭇 비장합니다.

경쟁사의 피해

독점으로 프로야구 중계 권리를 놓친 통신회사와 네이버는 연합체로 누렸던 짭짤한 비용 절감과 수익 효과 (특히, 네이버)를 상실하게 되었고 특히 웨이브의 내상이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야구는 통신회사들에게 고객들의 모바일 데이터를 극대화 하며 자사 통신 요금제로 유지시키는 핵심 콘텐츠였습니다. 특히 5년전 자사의 OTT인 ‘옥수수’를 지상파에 매각한 SK텔레콤은 5년만에 프로야구의 통제 권한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OTT 경쟁에 숨어있는 패자는 누구입니까?

스포츠에 올인한 이유

티빙의 프로야구 독점은 무엇을 노린것일까요? 이는 고객들의 반응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메조미디어가 국내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를 볼까요.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이 있다”고 응답자의 53% 가 답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 메조미디어

스포츠를 위해 OTT 가입

한국 보다 앞서 스포츠 스트리밍 시대가 시작된 미국에도 이와 유사한 조사가 있습니다. HUB Entertainment Research 는 스포츠가 시청자들의 OTT 플랫폼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습니다.

이중에서 눈의 띄는 결과로, “열성 팬들 중 75%” 는 자신이 팔로우 하는 스포츠를 시청하기 위해 새로운 스트리밍을 구독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스트리밍 가입 의향 분석 / 출처 : HUB Entertainment

국내 및 미국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보면 OTT 경쟁에서 스포츠 리그를 확보한 스트리머는 특정 스포츠 팬들을 신규로 영입하는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티빙이 가격이 저렴한 광고 상품을 미리 출시하고 프로야구의 독점을 준비한 것도 이런 이유이겠죠.

스포츠 팬덤의 중요성

스포츠를 독점할 경우 가장 우선시 해야할 대상은 누구일까요? 바로 ‘스포츠 팬’ 들입니다. 프로야구는 1년 중 9개월 동안 개최되고 지역 또는 선호하는 선수에 따라 구단을 추종하는 팬들을 사로잡지 못하면 독점 효과는 반감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비교하여 티빙의 프로야구 독점은 ‘반쪽’입니다. 미국의 스포츠 생중계 독점은 TV와 온라인을 포함하지만 한국의 티빙은 온라인과 스마트TV 로 서비스 됩니다.

TV 매체가 제외되면 ‘스포츠 팬’의 일부 계층은 이탈될 수 밖에 없고 대화면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와 기술 차별화도 불가능해집니다.

분석회사인 딜로이트는 스포츠 팬들의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니즈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스포츠팬들의 높은 지불 의향

이 분석에 따르면, 스포츠 팬덤은 ‘모든 연령층’을 포함하고 있고 팬들은 스포츠에 접근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출합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스포츠 팬들의 89%는 팬덤이 증가했거나 유지되었다고 답합니다.

스포츠 팬덤 분석 / 출처 : Deloitte

그리고 스포츠 팬의 56%는 기존 방송국의 스포츠 중계 보다 스트리밍을 통한 스포츠 시청이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한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양방향 시청 경험 중시

베이붐 세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의 시청자 중 50% 이상이 이렇게 반응합니다. 아울러 응답자의 52%는 스포츠 스트리밍이 기존 방식 보다 더욱 상호작용 또는 양방향적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선호한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팬들의 시청 경험 분석 / 출처 : Deloitte

대표적인 양방향 기능으로 응답자들의 35%는 실시간 스트리밍 화면 위에 실시간 통계 및 분석을 제공하고 34%는 생방송 중 멀티 앵글 (다 각도로 선수 장면 방영) 을 꼽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Prime Vison 및 X-Ray 기능이 대표적인 이런 양방향을 집약 한 기능입니다.

아마존 X-RAY 

분석을 종합해보면, TV가 제외된 온라인 중심의 프로야구 독점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프로야구 팬들을 매료 시킬 서비스, 기능, 기술 차별화가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티빙의 운영 능력 향상 절실

이런 점에서 티빙의 생중계 운영 능력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잦은 자막 오류 △느린 업데이트 △불편한 하이라이트 UI △선수 기록 지원 미비 △내장광고로 이중광고 등 고객들의 불편 사항들은 티빙의 신뢰도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초보적인 운영 능력 마저 의심받는 현 상황에서 스포츠 스트리밍의 차별화 까지 가는 험로를 어떻게 헤쳐 가느냐는 티빙의 숙명 과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독점의 경제성

마지막으로 지적할 이슈는 ‘프로야구 독점의 경제적 효과’ 입니다. 년간 350억의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까요?

티빙은 최근 CJ ENM 실적 발표에서 ‘2024년 500만 유료 가입자 확보와 사업 턴어라운드’를 선언하였습니다. 이 발언에 프로야구 독점 비용의 변수가 포함되었다면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우선, 프로야구를 통한 수익 모델은 2가지 입니다. 월정액 지불과 광고 수익!

2020년 기준, 프로야구 개막전 5경기 네이버 합산 누적 시청자수는 149만이었습니다. (2023년 경기당 최고 동시 접속자 수 평균 6만1천명)

산술적으로 보면, 월 5,500원을 프로야구 기간 9개월 내내 지불하는 신규 시청자 수가 100만 명일때, 495억의 매출이 발생합니다.

신규 구독자 100만 가능할까?

하지만 기존 티빙의 유료 구독자 400만명 안에 프로야구 시청자 층을 제외 하면 신규 유입자 총 모수는 얼마나 될까요? 신규 구독자 100만명을 모집하기는 버거워 보입니다.

광고 수익은 프로야구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며 검색 광고 및 생중계 중 중간 광고 등 다양한 수익화가 가능했던 네이버 (5년간 누적 중복 시청 8억명) 와 달리 티빙의 광고 사업은 생중계 활용 중간 광고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티빙의 프로야구 활용 목적은 ‘유료 가입자 확보’에 있기 때문에 유투브, 인스타그램 등 2차 유통을 통한 수익화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죠.

제한적 광고 매출

그리고 프로야구 차별화를 위해 독자 중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제작,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도 만만치 않게 소요됩니다. 프로야구 독점 중계료와 운영 및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년간 450억 이상 써야 합니다. 이렇게 큰 비용을 쓰면 스포츠 이외에 오리지널 시리즈 투자는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티빙은 그야말로 위험한 줄타기에 올라선 상황입니다.

티빙의 프로야구 독점은 현재 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2위, 3위 그룹들의 '스포츠 대연합' 처럼 실리적 제휴 전략과는 반대의 길 입니다. 프로야구 독점을 통해 1위 넷플릭스도 한국에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일까요?

[스포츠 OTT 대연합] 탄생의 의미
메가 스포츠 스트리밍 탄생 2024년 들어 미국의 미디어 산업을 뒤흔들 수 있는 ‘연합’ 이 탄생했습니다. 디즈니, FOX, Warner Bros. Discover (이하 WBD) 등 3사는 1/3 씩 동등 지분을 투입하여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새로운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키로 결정하였습니다. 제2의 훌루 새로운 합작회사는 마치 2007년 당시 미국 지상파와 인터넷 회사들의 연합으로

모회사인 CJ ENM의 경영상황도 녹녹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2024년 말 티빙 가입자가 500만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네이버에 재판매 하는 등 추가적 수익화는 불가피해보입니다.

성배 or 독배

성배가 아닌 독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죠.

현재 티빙의 숙제는 스포츠 팬들을 안심시키고 이들을 티빙에 끌어모을 기본적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것과 기존 비독점 상황에서 맛보았던 다양한 스트리머들의 장점들을 기능, 기술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스포츠 팬들을 붙잡지 않으면 티빙의 플랫폼 충성도에 문제가 됩니다. 3년간 1천억이 넘는 베팅에 승리를 기원합니다.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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