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구독자와 슈퍼번들링

뱀파이어 구독자와 슈퍼번들링

Jeremy
Jeremy

OTT 사업자들이 연속으로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구독자들은 비용 효율적인 구독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개 (미국은 인당 평균 4.7개, 한국은 2.2개) 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모든 OTT를 고르게 시청할 수도 없습니다.

가입과 해지 관리의 어려움

Samba 의 분석 보고서를 보면, 매월 단 한편의 프로그램만 시청한다는 비율이 애플TV+는 57%, 넷플릭스도 28% 수준입니다.

OTT의 1편 미만 시청자 비율 비교

시청량이 적은 OTT는 해지될 가능성이 커지겠죠. 그렇지만 분주한 일상 생활 속에서 구독자들이 슬기롭게 ‘가입과 해지’를 관리 하기는 어렵습니다.

뱀파이어 구독

그래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지만 취소하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사용하지 않아도 OTT들은 구독자의 신용카드 계정에서 매월 돈을 빨아들이는 ‘뱀파이어 구독’ 이 늘고 있습니다.

20%는 번들 가입

하지만 구독자들도 어리석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100%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조사결과로 보면 구독자 5명 중 1명 (20%) 은 직접 구독이 아닌 간접 수단을 이용하며 29%는 무료로 구독합니다. 번들링 구독자의 70%는 통신 회사의 상품을 가입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유사한 수치로 분석된 한국의 조사결과는 없습니다. 다만, 통신 3사 모두 할인 기반의 OTT 번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더 높게 측정될 것 같습니다.

번들링의 잇점

구독자들은 통신회사를 통해 자신이 가입한 요금제에 연동되어 OTT 상품의 정상 가격을 할인 또는 무료로 제공 받습니다.

구독자들이 가격 측면의 잇점은 선호하지만 번들링 이용 자체에는 불만 요인도 많습니다.

#1 유연성

우선 통신회사의 번들링 상품이 자신이 이용하는 모든 OTT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Bango의 조사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자의 49%는 “모든 구독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없는 점” 을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꼽았고 서비스들의 이력을 한눈에 확인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독자들은 “구독 서비스 관리의 유연성” 을 원하고 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35%는 “구독을 일시 중지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 쉬운” 방법을 요구하는 것이죠.

#2 투명성

구독자들은 OTT는 2개~4개 수준을 이용하지만 여기에 음악, 교육, 헬쓰 , 배달 등 다양한 구독 상품을 함께 이용합니다. 매월 청구되는 비용은 사업자 마다 분산되어 있어 관리하기 어렵죠.

실제 설문 응답자의 35%는 매월 지출 금액을 정확히 파악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번들링 이용 행태 분석

구독자들은 한군데 사이트에서 비용 관리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고 지출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을 원하고 있습니다.

가격할인 번들 < 슈퍼번들

단순히 가격 할인으로 특정 스트리밍 서비스를 번들로 제공하는 통신, 쇼핑 회사들의 번들로는 구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어렵습니다.

여러 구독 서비스를 하나의 지붕 아래 관리할 수 있는 ‘콘텐츠 허브’ 기능이 가능한 소위 ‘슈퍼 번들’의 출현을 요구하는 것이죠.

Bango의 조사로는 73%가 이러한 올인원 번들 상품으로 구독 상품을 관리하기를 희망합니다.

‘슈퍼번들’의 조건을 알아볼까요.

슈퍼번들의 조건

첫째, 최대한 많은 OTT들과 음악 등 타 장르의 구독 상품을 모두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리고 구독 상품을 단일 사이트에서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구독자가 시청량이 적은 시기에는 이 사이트에서 일시 중지 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단일 계정과 통신회사의 청구 시스템으로 통합 빌링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통합 시청 목록을 제공해야 합니다.

Bango가 조사한 아래 고객 반응을 보면, 복수의 구독 상품을 통합 빌링 해달라는 요구가 69%로 가장 높습니다. 할인 (54%), 일시 정지 기능 (50%) 등도 높은 수치로 고객들이 희망하는 기능입니다.

미국과 호주의 사례

이런 번들이 가능한가요?

‘슈퍼번들’의 대표적 유형은 미국 통신회사 Verizon이 제공하는 <+play> 나 호주의 통신회사 Optus가 제공하는 <SubHub>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원스톱 번들’로 해당 국가에 제공하는 OTT들과 협상을 통해 1년 할인 구독 상품이나 통신회사 계정으로 가입과 해지가 가능토록 협상 합니다.

한국 통신회사의 번들은?

미국처럼 성숙기 시장으로 접어들면 넷플릭스등 상위권 스트리머들도 구독자의 장기 이용을 위해 통신회사와 제휴하게 됩니다. 통신회사들도 특정 OTT만 밀어줄 필요가 없는 중립 지대에 위치해있어야 슈퍼번들이 가능해집니다.

이 관점으로 보자면 미국과 달리 한국의 통신회사들은 특정 OTT와 결합되어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웨이브, KT는 티빙)

다만, 작년말 SK텔레콤이 넷플릭스와 소송 이슈를 해결하고 상호 협력을 합의 함으로써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회사 3사와 모두 손잡게 되었습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선 최초로 모든 통신회사들과 번들링이 가능해졌습니다.

어떤 통신회사가 가장 먼저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를 모두 포함시킨 번들링을 제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슈퍼번들’로 가는 길은 아직 멀긴 하지만 말이죠.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누가 먼저 해낼까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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