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TV를 줄께! 개인정보를 달라는 스타트업

무료로 TV를 줄께! 개인정보를 달라는 스타트업

Jeremy
Jeremy

광고를 시청하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은 많습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이미 수십년 전 부터 존재해 왔죠.

미국의 스타트업이 미디어 판에 이 모델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이 소유한 FAST OTT인 Pluto TV의 창업자이기도 한 Ilya Pozin 이 설립한 Telly 라는 회사가 주인공입니다.

55인치 4K TV 무료

55인치 4K TV를 무료로 줍니다.

컬러TV 이후 가장 큰 혁신 이라고 자화자찬 하는 Telly

대신에 비식별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아! 광고를 보는 조건이구나!! 이런 생각이 드시죠. 그런데 100만원이 넘는 TV를 무료로 준다고?

일단 초기에 50만대를 뿌려 시장을 만들고 더 큰 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우려는 계획입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에도 IPTV를 가입하면 사은품으로 30~40인치의 TV는 무료로 받을 수 있죠. 대신 3년 약정을 해야 합니다.

대신 광고를 보라!

Telly 의 무료 TV는 광고 시청이 조건입니다. 초기에 무료 TV를 수령하면 고객들은 연령, 성별, 주소등 인구통계학적 정보 및 TV 시청 습관, 쇼핑 선호도 등의 설문 항목에 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광고 노출에 자신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동의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무료 TV는 제품 컨셉이 재미있습니다.

빅 아이디어 : 듀얼 스크린 TV

듀얼 스크린 스마트TV 가 매우 특징적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죠. 큰 화면과 작은 화면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상단 화면은 이용자 마음대로 넷플릭스, AVOD, FAST 채널을 시청할 수 있고, 내장된 튜너로 케이블TV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상단과 하단은 사운드 바로 구분됩니다. 하단부의 작은 화면에는 스포츠 점수, 날씨, 주식 업데이트 그리고 광고가 노출됩니다.

하단부의 작은 화면은 단순히 광고 노출 이외에도 여러 기능들을 포함합니다.

-스마트 스크린 : 텍스트 뉴스, 스포츠 경기 결과, 날씨, 주식 정보, 스포츠 중계 시 실시간 선수 정보 노출

-화상 통화 : TV에 설치된 카메라로 화상 통화

-비디오 게임 (상단, 하단 화면 모두 가능) 및 음악 재생

이 외에도 음성 AI 와 피트니스 등 삼성전자 스마트TV에 제공되는 유사한 기능들을 포함합니다.

듀얼 스크린 TV의 디자인은 멋진 발상입니다.

양방향TV의 실패 : 사용 편의성 부족

20년전 디지털케이블TV가 유럽 및 한국에 등장했을 때, 소위 양방향TV 라는 이름의 콘텐츠와 서비스들은 인터넷의 서비스들을 TV에 기계적으로 구현해 놓았습니다.

양방향 TV 어플리케이션들이 TV 화면을 가려가면서 노출하거나, 영상 화면을 작게 줄이고 어플리케이션들을 띄우기도 하죠. (picture in picture 방식)

그리고 이 양방향 콘텐츠를 TV에 호출하기 위해 리모컨에 4가지 색깔 버튼을 눌러야 했습니다.

20년이 흘러 고객의 사용 편의성의 길을 찾지 못한 이런 종류의 서비스들은 명맥만 유지한채 사업화에 실패했죠.

듀얼 스크린은 시청 경험을 사수

Telly 의 무료 TV는 화면을 2개로 분리하여 영상 시청 경험을 방해 하지 않으면서 별도의 정보와 광고 공간을 분리했습니다. 굿 아이디어!!

하단부 스크린의 우버 Eats 광고

이 무료TV를 받기 위해서는 신용카드로 500불을 디파짓 해놓아야 합니다. 기능을 고의로 해킹하거나 집안의 대표 TV로 사용되지 않을 경우 500불을 차감한다는 약관에 사인해야 합니다.

초기 베타테스트에 참여하는 25만대의 무료TV는 몇일만에 마감되었습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신청자의 70%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별것 아닌 아이디어 처럼 보이지만 우선 이 구상은 TV 제조 단가가 낮아졌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55인치의 작지 않는 크기의 TV를 무상으로 뿌릴 수 있는 투자는 스스로 디자인한 TV를 만들 수 있는 제조 원가를 500불 이하로 낮추었기 때문이겠죠.

Telly는 무료TV의 가치를 ‘1,000달러 TV’ 라고 강조합니다.

Telly는 자신들의 개발력으로 별도 OS를 기반으로 OTT앱들과 광고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어 외부 생태계를 연동시킵니다.

이들은 전국을 커버하는 광고주 이외에도 지역별 광고를 게재할 수 있습니다. CTV의 광고 생태계를 고스란히 연결하고 있는 것이죠.

유료방송플랫폼과 제휴

Telly TV는 최근 DriecTV와 유통 제휴를 했는데요, 위성방송 패키지 가입자에게 Telly의 무료 TV를 우선 제공합니다. 초기 베타 테스트를 위한 10만명 가입자를 쉽게 모았습니다. 영리하게도 무너져 가는 유료방송 플랫폼의 약한 고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 도발적 플레이는 미디어 전문 VC 펀드의 투자자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유료방송플랫폼에서 CTV로 이동하는 흐름과, 빠르게 영토를 넓혀가는 AVOD, FAST OTT의 움직임들을 레버리지로 삼아 틈새 시장에서 기회를 노립니다.

고객 가치는 지키는 교란종

물론 이 아이디어가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단점은 TV를 배포할 ‘자금’입니다.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스마트TV 제조사들을 긴장시킬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태동하면서 로쿠가 탄생했다면 커넥티드TV 가 성장하면서 Telly 와 같은 모델이 태동합니다.

소비자의 가치는 유지하면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사업은 늘 성공합니다.

한국에도 이 사업이 가능할까요? 욕심 나는 아이디어 입니다. 투자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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