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극장 후 6개월 뒤 OTT 도착 : 정책의 실효성

한국영화 극장 후 6개월 뒤 OTT 도착 : 정책의 실효성

Jer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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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가  OTT의 공개되는 기간인 홀드백(holdback) 을 6개월로 규정하는 정책을 준비중인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정부가 모태펀드로 지원하는 한국영화에 우선 적용되는 2022년 기준 극장 개봉된 전체 한국 영화 중 대략 30% 수준입니다.

‘한국 영화는 한두달 기다리면 OTT에서 무료로 본다’는 인식기 커져 극장 관람이 점차 감소한다는 것이 정책 입안의 배경입니다.

구독자 여러분. 이 정책은 실효성이 있을까요?

홀드백 질서 붕괴

극장, DVD, VOD, SVOD, 방송 채널로 이어지는 영화 유통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각각 매체 마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정 기간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팬데믹 으로 극장 개봉이 불가능해지면서 미국을 포함한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스트리밍 우선 개봉 등 홀드백 질서가 무너진것은 사실입니다.

미국 언론의 분석에 의하면 팬데믹 이후에 헐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극장 독점 개봉 기간을 다시 늘렸지만 팬데믹 이전 75일 수준의 독점 기간이 35일로 감소했다고 분석합니다.

극장 개봉의 독점적 상영 기간이 단축될수록 그 뒤의 홀드백들이 모두 줄어듭니다. 특히 디즈니, 워너브라더스등 빅 스튜디오들은 자신들의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파격적으로 극장 동시개봉 또는 OTT 독점 상영 까지 시도했습니다.

스트리밍 > 극장

이때문에 스트리밍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즐기는 행태는 매우 일반화되었습니다.

미국의 한 조사결과를 보죠. ‘영화 시청을 위해 선호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미국인들은 ‘집에서 스트리밍 (무료, 유료 포함) 으로 시청’하는 비율이 45%로 높습니다. 극장 시청은 32% 입니다.

그리고 ‘극장을 가지 않는 이유’ 중 가장 높게 꼽고 있는 요인은 ‘가격’ 입니다.

홀드백 보다 극장 가격이 문제

종합해보면 홀드백 질서가 무너지면서 영화 시청에서 스트리밍 방식이 선호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극장을 가지 않는 이유는  홀드백 기간 보다 ‘가격’ 이 더 이슈입니다.

즉, 정부의 정책이 극장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영화 산업을 살리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면 단순히 OTT 도착하는 기간을 6개월 늘리는 것으로 문제해결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홀드백의 비밀

홀드백에 숨어있는 비밀로 한발 더 들어가 보죠.

2015년 당시의 미국 영화의 홀드백 (또는 윈도우) 을 정리한 표 입니다. 각 홀드백의 적정 기간은 수익을 극대화 하는 신사 협정 시간입니다.

2015년 기준 영화 홀드백 정의

이 기간이 무너지고 OTT 홀드백이 앞으로 당겨지는 등 혼돈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한국에서 PVOD 기간 까지는 모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홀드백 구간별 가격과 가치 비교

국내 홀드백 가격 체계의 문제

위 표에서 보듯이 각 DVD, PVOD 판매 가격은 극장 보다 높습니다. 극장은 한명당 시청 가격 이지만 DVOD, PVOD, RVOD 등 유료 판매 구간은 가족 시청이 가능합니다.

이 구조로 가격이 형성되어야 고객들이 홀드백 가치에 따라 구매 의사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을 보면, 작년 부터 극장 가격은 인상되었지만 IPTV의 VOD 가격은 거의 그대로 입니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달리 IPTV에 극장 동시 개봉 홀드백을 제공합니다. 극장에서 상영한 후 30일 정도의 경과 후에 IPTV에도 상영하는 것이죠. 홀드백 가격 논리라면 3만원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는게 맞습니다.

그래야 상대적으로 극장 입장료의 저항감을 낮출 수 있고 홀드백 구간의 질서를 유지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극장 입장료는 전세계 상위권에 속합니다. 하지만 PVOD , IPTV 수신료 등은 타 국가에 비해 높지 않습니다. 극장 가격만 인상함으로써 문화 소비 비용의 왜곡을 가져온것입니다.

홀드백 질서가 엉망인 항국

즉 한국은 홀드백 전체 구간의 질서를 조정한 것이 아니라 극장의 가격만 올려놓고, 영화사들이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1년 뒤에 도착하는 OTT 홀드백을 앞으로 당겨놓아 홀드백 질서 자체를 뒤죽박죽 된 것이 문제입니다.

사실 OTT로 인해 극장 관람이 감소된 것도 맞지만 IPTV 동시개봉, PVOD 시장은 더 위축되고 있습니다.

홀드백의 구간 마다 어떻게 수익을 극대화 시킬 것인가의 관점에서 보면 OTT 홀드백은 6개월 아니라 1년 정도로 지연 시키는게 맞는 것입니다.

OTT로 17개월 후 도착하는 프랑스

이 사례가 프랑스 입니다. 2022년 부터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등 OTT에 극장 영화를 서비스 하려면 15개월 ~ 17개월 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물론 프랑스는 방송 채널에 극장 영화가 상영되는데 36개월 이나 걸리는 매우 보수적 홀드백 구간을 지켜왔기 때문에 15개월도 파격입니다.

그리고 넷플릭스에 15개월을 허락해주면서 프랑스 영화 투자를 약속 받기 까지 합니다.

단순히 홀드백 구간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는 실효적 정책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영화 콘텐츠 경쟁력 문제

그리고 국내 영화 산업의 위기는 ‘콘텐츠’ 경쟁력' 이 문제라고 봐야 합니다.

구독자 여러분들은 어떤 영화 장르를 선화 하시나요?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공상과학, 성인영화 등등

영화가 처음 나오던 시점 부터 현재 까지의 영화 장르를 정리한 표를 보죠

100년이 넘도록 영화는 큰 장르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스트리밍 이후 눈에 띄게 액션, 공상과학 등 몇몇 장르만 살아 남았습니다. 다큐멘터리 장르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은 매우 특이하죠.

그런데 2023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의 TOP 10  목록을 볼까요.

액션 장르가 가장 많고, 코미디, 로맨스, 그리고 코미디와 액션이 합쳐진 복합 장르도 10위 안에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액션 영화들은 극장 상영을 해도 무방할 정도의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스트리밍 영화의 콘텐츠 품질이 점차 고객들의 극장 관람을 억제하게 만듭니다. 콘텐츠 시청은 곧 '시간과의 경쟁' 이기 때문이죠.

이런 면에서 보자면 한국 영화의 위기 탈출이 비단 유통 문제 뿐 아니라 콘텐츠 본질에 대한 고민과 지원 등 다각도의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것입니다.

헐리우드가 국내 영화와 달리 '탑건 : 매버릭' 처럼 50년 전의 IP도 부활 시키는 등 기존 IP를 프랜차이즈화 시키는 시스템이 강점입니다. 게임, 인형 등 사람들의 접점에 있는 모든 재화는 곧 IP가 될 수 있는것도 한 방향입니다.

홀드백, 가격, 콘텐츠 장르 등 다각도의 활성화 전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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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7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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